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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감 때문이 아니라, 적성에 맞고 보람을 느끼는 직업을 선택

특수교사 - 박준호




인천 강화도에 있는 산마을고등학교(대안학교)를 졸업하고 올해 특수교사로 임용된 박준호 씨는 장애 학생들을 지도하는 선생님이다. 
이 학교는 일반반과 도움반으로 나뉘어 있어서 일반반에서 진도를 따라가기에 부족한 과목을 도움반에서 도와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예를 들어 일반반에서 곱하기, 나누기를 배울 때 장애 학생들은 도움반에 내려와 더하기, 빼기 수업을 받는다.

박준호 선생님은 통합과정으로 지원하고 임용되었기 때문에 전 과목을 다 가르치고 담임도 맡고 있다. 
그 외에도 교육정보부실에서 인터넷 지원을 하기 위해 학생들의 자료를 조사하고 취합하는 일도 한다. 
하루종일 바쁘지만 적성에 맞는 일이라 만족하며 근무하고 있다.

전단지 돌리기부터 텔레마케터까지

박준호 선생님은 집안 형편이 어려워 중학교 때부터 전단지 돌리기, 주유소 아르바이트, 신문 배달, 편의점이나 패스트푸드점 아르바이트, 텔레마케팅 등 어린 나이에 여러 사회 경험을 했다. 
그렇게 열심히 살던 그에게는 맹목적인 학교 규제가 갑갑했다.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설명 해 주는 이도 없었고 누군가에게 물어볼 수도 없는 상황에서 선생님의 체벌을 수긍하며 학교생활을 견뎌 나가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학교를 그만두고 검정고시를 치러야 하나 고민하고 있던 차에 그는 어머니의 권유로 대안학교를 알게 되어 산마을고등학교에 입학했다. 
한 학년에 한 반밖에 없을 만큼 적은 수의 학생들이 공부하는 학교였는데, 그는 그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저한테는 대안학교가 맞았어요. 
일반학교보다 자유롭고 좀 더 표현할 수 있었고, 좀 더 말할 수 있었고, 좀 더 들을 수 있었어요. 
학생 수가 적었기 때문에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거의 대부분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었던 점이 좋았어요. 
공동체 생활이 쉽지는 않았지만 일반학교에서는 체험할 수 없는 연극, 농업, 지리산 종주 등을 경험했고 인성을 중시하는 교육을 받았을 수 있었죠. 
장점을 더 부각시키는 교육도 있고 단점을 장점화 해주거나 단점을 고치는 교육도 있어요. 
저한테 대안학교 교육은 단점을 고칠 수 있었던 교육이었어요. 
꼭 대안학교라서 좋았다기보다는 학생마다 학교를 통해 변화하는 부분이 다 다를 텐데 저한테는 소수로 진행되는 대안학교 방식이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일이 힘들어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라면 할 수 있다

박준호 선생님은 어린 시절에 나쁜 사람들을 혼내 주는 경찰이 되고 싶은 적도 있었다. 
그러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잘 따르던 형과 함께 놀고 싶어서 운동부에 들어갔다. 
그렇게 체육을 시작해 입시체육을 준비했지만 좋아하는 마음만큼 운동을 잘하지는 못해서 스트레스가 많았다. 
2년제 사회체육학과를 입학하고 1학년 1학기에 휴학을 한 뒤 유치원에서 유아체육 아르바이트를 했다.

“유치원에서 유아체육을 가르치는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우연치 않게 장애인종합복지관 체육을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았어요. 
그때 처음으로 장애인과 만났어요. 
10개월가량 장애를 가진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군대를 가기 위해 그만두었죠.”

그는 복지관에서 일하며 ‘일이 힘들어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라면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장애인 관련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군대 제대 후 그는 사회복지나 특수교육학과로 편입하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다. 
그는 사회복지학과와 특수교육학과에 복수 지원하여 두 분야 모두 합격했지만 근무 환경이 조금 더 나은 특수교육을 선택하여 3학년으로 편입했다.

착한 사람이라서 이 일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분야의 일을 하는 사람들은 남을 위하는 마음이 크고 따뜻한 사람일 거라는 선입견이 많아요. 
하지만 그건 오해라고 생각해요. 
단지 이 일이 적성에 맞고 보람을 느끼기 때문에 직업으로서 선택했을 뿐 특별히 남보다 착해서하는 건 아니에요.”

자신의 신변처리를 스스로 못하거나 옆에 보호자가 없으면 위험한 행동을 하는 장애 학생들을 돌보는 선생님 중에는 장애 자녀를 둔 분이 많다.
하지만 박준호 선생님은 그런 연결고리가 있어서 이 일을 시작한 것이 아니라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자신의 적성을 찾던 중 발견한 직업이었다. 
꼭 누군가를 도와주어야겠다는 사명감 때문에 이 일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이 일에 10단계가 있다면 현재는 1단계까지 밖에 오지 못했다고 말하는 그는 이 분야에서 일하겠다고 마음먹는 학생들이 있다면 특수학교에서 봉사활동을 많이 해보는 것이 좋을 거라고 조언을 했다.

“자신의 적성에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죠. 
특수교육에는 유아, 초등, 중고등 과정이 있고 특수체육도 있어요. 
어느 분야가 자신의 적성에 맞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그 다음으로는 공부를 잘해야 해요. 
공부를 잘하면 눈앞에 보다 다양한 길이 펼쳐지고 그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고를 수가 있으니까요.”

마음을 지키면서 행복하게 사는 것

물론 공부보다 인성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박준호 선생님은 반듯한 인성을 바탕으로 공부를 열심히 하기를 권한다. 
그는 꿈이 많았다. 
경찰이나 국어 선생님이 되고 싶기도 했고 시인이 되고 싶기도 했다. 
체육선생님이 되고 싶어서 사회체육과를 전공으로 선택하기도 했다. 
하지만 눈앞에 닥친 일들을 헤쳐 나가면서 느낀 것은 인생이 자기 뜻대로 안되더라는 것이다.

“자신의 꿈과 목표대로, 그것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살아 보지만 그것이 생각처럼 안 될 때가 있죠. 
그럴 때는 좌절하지 말고 다른 목표를 찾아야 해요. 
하지만 목표를 세우기가 어렵고 또 잘 안 되는 수도 있죠. 
러다 보니 제게는 ‘행복하게 사는 것’이 목표가 되었어요.”

그 역시 도전적이고 모험적인 일만이 목표로서 합당하다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하루하루 마음을 지키면서 열심히 살다가 기회가 오면 그 기회에 도전하며 행복하게 사는 것이 자신의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직장생활 초년생인 그는 지금 하는 일이 적성에 잘 맞아 스스로 만족하고 있으나 자신이 아이들을 가르칠 자격이 있는지 끊임없이 자문한다. 
‘좀 더 잘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을 늘 가지고서 장애 학생들을 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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